이와사키 치히로 포도를 들고 있는 소녀 1973년

이와사키 치히로 포도를 들고 있는 소녀 19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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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사키 치히로 50주년 추모전 ‘어린이 모두에게’
이것, 저것, 생명

이와사키 치히로가 도쿄 시모샤쿠지이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내던 50년 이전의 일본은 한창 고도성장기를 이루고 있는 때였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나무는 베어졌고 강은 메워졌으며 그곳의 꽃과 풀, 그리고 생물체들도 함께 사라져 가야 했습니다. 치히로는 「나는 나의 그림책 속에서 지금의 일본이 상실한 많은 선함과 아름다움을 그려내고자 한다」고 하였는데, 거기에는 우리가 주변 자연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나 실제로 많은 생물체가 날마다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치히로의 그림을 통해 즐겁게 생각해 보는 전시회입니다.

기획협력 – 와시타니 이즈미(鷲谷いづみ, 도쿄대학 명예교수/생태학, 보전생태학)

이학박사. 미도리노학술상, 일본생태학회 공로상 등을 수상. 쓰쿠바대학, 도쿄대학, 쥬오대학에서 생태학, 보전생태학의 연구와 교육에 종사함. 주된 저서는, 『일본 자연 재생 기행』, 『산골―생물의 다양성과 생태계 양상』, 『생물 다양성 입문』 등.

생물다양성조약에 있어서 세계의 목표는 「자연과의 공생」입니다. 오래전부터 사람과 자연의 공생의 현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거의 상실된 장소인 ‘들’. 멸종위기동물을 포함한 ‘들’의 꽃과 고사리에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정경을 묘사한 귀중한 그림을 감상하고, 실제 식물들이 만들어 낸 자그마한 공간 ‘공생의 뜰’을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치히로 씨 그림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자색은, 생태계의 식물이 동물과 공생관계를 맺기 위해 진화시킨 꽃, 그리고 잘 익은 과실의 빛깔입니다. 붉은 색상에서 푸른 빛이 도는 자색까지, 짙고 연한 다양한 자색들을 공생의 색깔이라는 측면에서 감성과 지성으로 즐기실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