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사키 치히로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소녀, 하늘색 스웨터를 입은 소년 『옆집에 이사온 아이』(시코샤) 1970년

이와사키 치히로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소녀, 하늘색 스웨터를 입은 소년 『옆집에 이사온 아이』(시코샤) 19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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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사키 치히로 50주년 추모전 ‘어린이 모두에게’
모두가 친구야

이와사키 치히로 50주년 추모전’어린이 모두에게’

치히로에게서 지금의 어린이들, 그리고 한때는 어린이였을 모두에게――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지 2024년 올해로 50년째를 맞게 됩니다. 이 반세기 동안 세상은 크게 변화하였고 어린이를 둘러싼 환경도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이러한 시대를 향해 치히로의 그림이 건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2024년 1년간, 치히로미술관(도쿄/아즈미노)에서는 ‘놀이, 자연, 평화’라는 3가지 테마를 가지고 현대과학의 시점을 함께 하여 치히로의 그림을 풀이하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눈길을 두는 것만으로도 참가하고 싶어지는 새로운 전시회를 열어 보고자 합니다.

전시회 디렉터  
치카모리 모토시(近森基) + 오하라 아이(小原藍) (plaplax)

인터랙티브한 작품제작을 기본축으로 하여 전시회의 디스플레이 구성, 공간연출, 영상컨텐츠의 기획제작 등으로 폭넓게 활동. 다양한 기법과 미디어를 구사하여 창조적인 배움과 발견이 있는 체험을 구상함. 2018년 이와사키 치히로 탄생 100주년 Life展 ‘놀기’ plaplax를 치히로미술관에서 개최.
https://plaplax.com/

천진난만한 어린이들, 아름다운 자연, 평화에 대한 염원.
이것이 치히로 씨가 평생에 걸쳐 그려온 테마입니다.
50주년 추모전을 맞이하게 된 올해, 이 테마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면서 <과학의 시선>을 통해 보고자 합니다. 그것이 어려운 지식이나 정보를 펼쳐 놓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눈 앞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며, 그리고 그곳에서 시작을 하는 것.
과학의 시선은 특정한 누군가가 난해한 일을 생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을, 새로운 발견이 가득한 멋진 세상으로 변화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실제로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전시회장에서 작품을 보기도 하고 만지기도 하고, 또 몸을 움직여 보기도 하고.
아이도 어른도 ‘와! 이게 뭐지?’하며 설렘을 느끼며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전시회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그래픽 디자인:오카자키 도모히로(岡崎智弘)

2011년 8월 디자인 스튜디오 SWIMMING을 설립하여 활동. 그래픽 디자인의 자세를 기본축으로 하여 인쇄물/영상/전시회 등, 시각 전달을 중심으로 한 영역을 유연하게 연결하면서 작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문화와 경제 양 분야에서 디자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음. 디자인 작업은 자신이 모르는 세계와 사물의 형상과 마주하는 기회라는 것,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행위라는 것, 그리고 세계를 파악하고 구조를 발견, 관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에 무한한 매력을 느끼고 있음.
https://www.swimmingdesign.com/profile/

이와사키 씨의 그림은 책이나 인쇄물의 형태로 생활 속에 함께 있습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과 이와사키 씨의 세계가 서로 녹아 있는 경계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 속에 이와사키 씨의 세계가 결합되면 그곳에서 태어나는 감각을 ‘풍성함’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시에서 제가 포스터나 전단지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하고자 했던 것은 이와사키 씨의 세계와 우리의 세계를 겹친 사물과 공간으로써의 그래픽 이미지입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평면적이면서도 사실 실체를 가진 사물이나 공간과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림이 우리 사는 세상과 겹쳐지는 상태를 디자인해보고자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 시점이 전시회장 그래픽에도 융화될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없을까 상상해 보고 있습니다.


“’모두가 친구야’, 저는 이렇게 자신에게 말하면서 그리움이나 정, 사람의 마음에 있어서의 고향을 찾아보곤 합니다. 그건 그림책 속에 잘 보관되어 있지요. “
이와사키 치히로는 그림책 제작에 더해 위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치히로의 그림책에는 평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비밀이 감쳐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그림과 말 속에서 평화를 찾아낼 수 있다면 무수한 답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본 전시회에서는 Inclusive Design사의 생각을 도입하고 치히로의 그림을 기점을 하여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고 함께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기획협력 – 시오세 다카유키(塩瀬隆之, 교토대학 준교수/시스템공학, Inclusive Design)

일본과학미래관 로봇展 리뉴얼에서 ‘질문’의 감수, 도쿠시마현 박물관 리뉴얼을 Inclusive Design사의 관점에서 감수하는 등, 다양한 사람들을 깊은 배움으로 초대하는 ‘질문’을 기반한 디자인을 탐구하고 있음.

‘평화의 반대말’을 생각해 본다면 모두 어떤 단어를 떠올리시나요? 만약 ‘전쟁’이나 ‘싸움’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달리 어떤 단어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이와사키 치히로에게 가슴 아픈 전쟁을 직접 다룬 작품은 많지 않지만, 그녀는 그보다 더 많은 수로 어린이들을 계속해서 그려왔습니다.
‘어린이는 그 맑은 눈동자와 입술, 그리고 그 심성까지도, 세계 모든 어린이가 동일하다.’ 어린이의 그림책을 만들어 온 치히로이기에 가능한 이 시점이야말로, 본 전시회에서 평화와 마주하는 근간이 되어 줍니다. ‘무언가 인생에서 슬플 때, 절망적인 때에 그 그림책의 정겨운 세계를 잠깐 떠올려 주기를’ 바란다는 치히로의 목소리가 평화를 마주하는 우리의 힘이 될 것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