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붓꽃과 소녀, 1967년

    치히로와 꽃과 아이들

    치히로가 가장 자주 그린 대상은 꽃과 아이들입니다. 치히로는 계절이 변화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주변의 자연 풍경과 함께 그리곤 했습니다. 1963년 이후로는 화면에 여백을 많이 두고 꽃은 앞쪽에, 아이는 뒤쪽에 배치하는 구도를 자주 활용했지만, 때로는 꽃을 크게, 아이는 요정처럼 작게 그리는 등의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구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원근감을 만들어내지만, 이상하다거나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꽃은 아래에서 올려다본 모습뿐만 아니라 위쪽 또는 양 옆에서 본 모습으로도 그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치히로는 꽃과 아이들을 함께 그림으로써 친숙함 넘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풍부한 울림이 담긴 정서를 담아냈습니다.